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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리뷰] 2024년 1월 아이돌팝 싱글 리뷰 (라이즈, 에스파, 트리플에스, 하이키, 아이브, 투어스 외)싱글 리뷰 2024. 3. 3. 22:26
라이즈 <Love 119> (24.01.05.)
지난해 데뷔곡 <Get A Guitar>와 싱글 <Talk Saxy>를 발매하며 아이돌팝 씬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라이즈가 새해 첫 싱글 <Love119>를 발매하며 기세를 이어간다. 2005년 최고의 히트곡이었던 이지(izi)의 <응급실>을 샘플링해 통상적인 보이그룹의 타겟인 10대~20대 여성뿐만 아니라 원곡의 향수를 간직한 30대 남성에게도 화제성을 가져온 것은 분명 고무적인 성과지만, 원곡과의 다른 무드와 매력 넘치던 데뷔곡에 비해 부족한 완성도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이들이 SM 신체제를 상징하는 아이돌임은 여전한 만큼 다음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에스파 시대유감 (24.01.15.)
[싱글 리뷰] 에스파 <시대유감> (24.01.15.) :: Latte Music (tistory.com)
라이즈가 2005년의 히트곡 <응급실>을 샘플링한데 이어 에스파도 2021년부터 진행하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명곡 <시대유감>을 리메이크하며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그러나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이 리메이크는 애매한 결과물이다. 90년대 스타일의 얼터너티브 록을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가다듬은 것은 분명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문제는 왜 이 곡을 에스파가 리메이크하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시대유감 리메이크에 앞서 <약속(Forever)>과 <Dreams Come True>가 재해석의 방법과 왜 에스파가 리메이크하는지에 대한 답을 충분히 주었었기에 이번 리메이크의 결과물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트리플에스 아리아 <Door> (24.01.15.)
지난해 완전체 앨범을 발매하고 멤버 24명 중 20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데뷔 프로젝트에 돌입한 트리플에스가 다섯 번째 유닛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그동안 다인원 그룹의 특성상 퍼포먼스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새 아이돌에게 있어 일종의 보컬 역량 검증무대처럼 자리 잡힌 발라드에 처음으로 도전하며 자신들의 다재다능함을 뽐낸다.
다만 그동안 각각의 개성을 살린 특색 있는 유닛 앨범과 다르게 이번 싱글은 가수 헤이즈가 작사한 가사와 이를 소화하는 멤버들의 보컬 역량, 그리고 트리플에스의 첫 발라드곡이라는 점 외에 아리아만의 특색이라고 할만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 각각의 매력이 있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 싱글은 향후 있을 새 멤버 공개, 그리고 새로운 유닛 또는 완전체 앨범 전의 쉬어가기 느낌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이키 <Thinkin' About You> (24.01.19.)
지난해 1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로 '중소의 기적', '역주행 신화'를 달성한 하이키가 새로운 프로젝트로 돌아왔다. 기존 하이키의 음악 노선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팝 장르의 곡으로, 멜로디가 돋보이던 전작과 다르게 어쿠스틱 기타를 포함한 미니멀한 구성을 멤버들의 보컬 화음으로 대신 채운다. 정규 작업물이 아닌 프로젝트성 작업물인 만큼 그동안 감춰져 있었던 하이키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좋은 시도로 보인다.
아이브 <All Night (feat. Saweetie)> (24.01.19.)
앞서 리메이크곡을 공개한 에스파와 마찬가지로 4세대 대표 걸그룹의 축을 이루는 아이브 역시 리메이크 싱글로 3개월 만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스웨덴의 여성 듀오 아이코나 팝이 지난 2013년에 부른 곡을 미국 여성 래퍼인 사위티의 피쳐링 랩만 새롭게 추가하며 원곡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다듬었다. 기존의 음악 스펙트럼 안에 포함될만한 곡을 고르고 무난한 선에서 곡을 가다듬어 신선함은 떨어지지만 대신 아이브의 강점과 지향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결과물이다.
투어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24.01.22.)
최근 데뷔하는 남자 아이돌 그룹은 통상적으로 친근하면서 청량한 이미지를 추구하며 대중적인 곡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5세대 아이돌의 등장이라고도 하는데 세븐틴 이후 플레디스가 약 9년 만에 선보이는 투어스 역시 이런 흐름과 가까워 보인다. 데뷔 선공개 싱글 <Oh Mymy : 7s>로 먼저 선보였던 이미지가 첫 타이틀곡에도 그대로 이어지는데, 탕후루처럼 달콤하면서도 달라붙는 매력은 드러나지 않지만 대신 제로 칼로리 청량음료 같은 상쾌함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투어스라는 팀의 매력을 어필한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시기이다 보니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여자)아이들 <Wife> (24.01.22.)
(여자)아이들이 정규 2집 발매에 앞서 선공개한 <Wife>의 곡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미니멀한 사운드에 단순하면서도 직설적인 가사를 반복하다가 곡의 결말 즈음에 숨겨두었던 진짜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인데, 사운드의 구성을 제외한 가사 반복-메시지 도출 구조만 놓고 본다면 전작 <Tomboy>, <Nxde>, <퀸카>에서 보여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작과 비슷한 구조임에도 메시지의 전달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이 이 곡이 가진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메시지에 집중하고자 사운드를 최대한 간소화하였고 여기에 더 나아가 곡의 제작자인 소연의 코멘트가 크레딧 속에 덧붙여져 전달하려는 내용을 보조하지만 외설 논란을 일으켰던 가사의 '어그로' 너머 메시지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앨범의 사운드 컨셉과 메시지 전달이라는 선공개곡의 목표를 모두 놓친 꼴이 되었다.
설아 <Without U> (24.01.23.)
데뷔 8년 차만에 솔로 데뷔에 나서는 우주소녀 설아의 데뷔곡은 예상 밖의 모습이다. 그동안 설아 자신이 속한 유닛 우주소녀 블랙을 비롯하여 우주소녀 완전체가 보여주던 모습은 댄스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몽환적이거나 고혹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지난 8년간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활동해왔기에 솔로 데뷔곡에서도 그룹 활동에서의 스펙트럼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예상을 깨고 보컬 중심의 팝 록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아이돌 보컬 멤버들이 솔로 데뷔곡을 낼 때마다 으레 지적되곤 하는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인데, 여기에 설아 자신의 보컬 역량이 부합하면서 감성적이면서도 끈적임이 덜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곡이 만들어졌다. 다음 앨범이 기다려지는 좋은 출발이다.
아이유 <Love Wins All> (24.01.24.)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은 굳이 트렌드를 따르지 않더라도 음악이 통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송폼을 최대한 간단하게 구성하고 재생시간도 3분 미만으로 단축시키는 케이팝의 트렌드와 정반대로 4분 30초를 넘기는 재생시간과 정석을 벗어나는 복잡한 송폼에도 불구하고 발매와 동시에 국내 모든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특히 곡의 핵심 주제가 담긴 코러스에 집중하여 메시지 전달에 큰 효과를 거둔 송폼, 지난 2021년 발매한 <조각집>의 수록곡 <러브레터>에도 쓰였던 '사랑히' 같은 아이유식 표현법이 매우 인상적이다. 발매 전부터 있었던 화제성과 브랜드화된 가수 자신의 명성 너머 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높은 완성도가 돋보인다.
위클리 <Stranger> (24.01.25.)
2달 간격으로 디지털 싱글 <Good Day>와 미니 5집 <ColoRise>를 발매하며 2년 가까이 이어지던 공백을 끊어낸 위클리가 이번에도 2달 만에 새로운 디지털 싱글 <Stranger>를 공개하며 활동을 이어간다. 이번 싱글의 중심 키워드는 바로 메인 컨셉의 변화이다. 그동안 <나비동화>, <Memories of Summer Rain> 같은 감성적인 곡들을 꾸준히 수록하였지만 팀 활동의 중심은 데뷔곡 어디까지나 <Tag Me>나 팀 최고 히트곡인 <After School>같은 발랄한 틴 팝 댄스곡이었는데, 이번 <Stranger>를 기점으로 달라지는 팀의 메인 컨셉을 기대해 봐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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