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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여자)아이들 정규 2집 <2> (24.01.29.)앨범 리뷰 2024. 3. 3. 11:05
선공개곡 <Wife>의 외설 논란과 멤버 건강 이슈같은 음악 외적인 이유가 겹치는 좋지 못한 출발이지만 미니 앨범과 싱글이 디스코그래피의 주류가 되어버린 현재의 아이돌팝 씬에서 2년만에 새로운 정규 앨범으로 돌아오는 (여자)아이들의 패기만큼은 분명 예사롭지가 않다.
타이틀곡 <Super Lady>의 ' I NEVER DIE 봤지? 모두 Follow ' 라는 가사에도 드러나듯이 자연스럽게 지난 정규 1집을 상기시키는 앨범인데 특히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담은 앨범의 메시지 외에도 미니멀한 구성으로 앨범의 포인트를 잡아주는 선공개곡 <Wife>는 비슷한 구성의 전작의 <My Bag>과 역할과 트랙 배치 순서(8번)가 같고, 수록곡 <Vision>은 민니가 작곡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전작의 <ALREADY>처럼 앨범의 주축과 결이 다른 감성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앨범에 새로운 색채를 입히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작에는 타이틀 <Tomboy>를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는 다음 트랙 <말리지 마>로 보조한 것과 다르게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 <Super Lady>가 앨범 내에 독자적으로 자리잡은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다.
하지만 구조적인 유사성과 달리 <Super Lady>는 애석하게도 <Tomboy>처럼 앨범 전체를 이끌어나가기에는 힘이 부족해 보인다. 우선 전작 <퀸카(Queen Card)>부터 지적되던 가사의 질적 문제가 이번 타이틀에도 이어진 것은 차치하더라도 외국 팝스타의 대형 무대를 연상케하는 화려한 도입부와 사이렌 소리가 동반된 코러스의 긴장감, 그리고 브릿지부터 극적으로 마무리하는 결말부까지 이전보다 강하게 힘을 준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였다. 도입부의 고음부터 쉴틈 없이 강-강-강으로 이어지는 전개로 인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다보니 되레 단순한 구성으로 힘을 뺀 선공개곡 <Wife>가 귀에 더 달라붙는 아이러니한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어서 앨범의 유기성을 저해하는 응축된 구성도 아쉬움이 남는다. 시작부터 끝까지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은 분명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에 좋은 기획이지만 이 곡이 정규 앨범의 첫번째 트랙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본다면 시작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이 이어지는 다음 곡들과의 유기성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방송용 경연 무대나 단독 콘서트에서의 흥을 돋우는데에는 최적이지만 앨범의 인트로이자 타이틀로는 적합하지 않아보인다. 가사에서 직접 언급되어 (여자)아이들의 디스코그래피 가운데 최고의 타이틀이라 해도 손색 없었던 <Tomboy>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보니 아쉬움이 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이어지는 수록곡들이 전작 못지 않게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어 타이틀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준다는 것이다. <Super Lady> 바로 다음 트랙이다보니 가려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어지는 <Revenge>는 세번째 트랙 <Doll>과 함께 앨범 초반부를 이끌고 있고, 민니가 작곡한 <Vision>과 <7Days>는 앨범의 중추가 되는 트랙들과 다른 감성으로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마지막으로 농도를 서로 다르게 맞춘 랩송 <Rollie>와 <Wife>를 잇따라 배치하면서 청취의 즐거움을 배가할 뿐만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마무리 지은 것은 트랙배치의 묘미를 보여주는 좋은 전략이다.
결국 이번에도 전작 <I Feel>의 반복이다. 지난 미니 앨범 타이틀 <퀸카>는 <Tomboy>의 답습이라는 점이 주된 감점요인이었던 것과 다르게 <Super Lady>는 서사와 사운드 모두 강하게 힘을 주다가 되레 탈이 났다는 차이만 있을 뿐 다채로우면서도 (여자)아이들의 매력을 살려낸 수록곡들과 대비되는 타이틀의 단점이 이번에도 이어졌다. 역량의 부재가 아니라 오히려 역량의 과잉이 불러온 결과이다. 그러므로 어쩌면 힘을 풀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해답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이틀과 마찬가지로 소연이 작곡한 <나는 아픈건 질색이니까>가 좋은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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